
신비로 가득 찬 세상 / 우원규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세계만 믿고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태생이 신비주의자여서 그런지 고등학생 시절부터 신비한 소재를 다룬 책들을 주로 많이 읽었다. 히말라야 설산에서 수행하는 요가수행자들 이야기, 백두산에서 기수련하는 도인들 이야기, 신비한 능력을 행사하는 서양의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실증적인 체험기를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그보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소설을 오히려 안 읽게 되었다. 내게는 그런 책 속의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게 느껴졌다.
타고난 신비주의자로서의 나의 면모는 독서로 그지치 않고 급기야 유체이탈 현상을 실제로 체험하기에 이르렀다. 고등학생 시절 잠을 자다가 유체이탈을 체험할 때는 누워 있는데 갑자기 영혼의 상체가 몸에서 빠져나와서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영혼의 두 다리가 몸 밖으로 들려 올라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몸은 가만히 누워 있는 상태에서 몸 안의 영혼이 빠져나오는 현상이었다. 사실 영혼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그냥 영혼으로 쓰기로 한다.
그 당시 나는 특이하게도 특별한 훈련도 하지 않았는데 잠을 자면서 유체이탈 체험을 많이 했다. 주로 내 방 구석에 놓여 있었던 책장 앞에 서 있거나, 집 옥상에 올라가 있거나, 특이하게도 학교 복도를 자주 날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내게는 집과 학교를 왕래하는 것이 생활의 거의 전부였기 때문일 것이다. 유체이탈을 처음 경험했을 때는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자주 겪다보니 일상처럼 익숙해졌다.
유체이탈을 뇌가 만든 환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명백한 체험적 증거를 갖고 있다. 내가 20대부터 신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직접 만나러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서울에서 만난 유체이탈 전문가를 자처하는 여성을 통해 유체이탈을 하면 자신이 전혀 가본 적 없는 장소에 가서 둘러보고 와서 그곳 풍경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은 사후에 누구나 넋을 남긴다는 것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넋은 순우리말이고 요즘은 혼령, 혹은 영혼으로도 불린다. 앞서 언급한 유체이탈 전문가는 언제 어디서든 금방 유체이탈이 가능하며 유체이탈 상태에서 이 세상에 머무는 혼령들의 존재를 직접 보고 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녀의 말이 전혀 거짓이 아닌 게 언젠가 TV에 나와서 유체이탈을 시연한 유체이탈 전문가 남성이 방송국 스튜디오에 앉아 유체이탈을 해서 우리나라의 어떤 병원 장례식장에 가서 신장이 150cm가 채 안 되고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 혼령을 만나 성함을 여쭤본 후 육체로 돌아와서는 PD들을 그 병원에 보내 확인해 보니 분명히 그 성함과 일치하는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져 있었고, 유족을 통해 살아계실 때 키가 무척 작고 허리가 구부정했다는 것까지 확인한 놀라운 유체이탈 검증 사례도 있었다.
그 다음으로 방송에 나와서 인체의 기(氣)로 선풍기를 돌린 기공사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자기장이 변하면 전류가 흐르고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긴다. 즉, 전기는 자기를 만들고 자기는 전기를 만든다. 그리고 전자기는 힘을 발생시키는데 그것을 전자기력이라 부른다. 인류가 최초로 전기를 발견한 것은 마찰을 통해 발생하는 정전기(靜電氣)다. 인체에도 모든 반응이 전기 신호의 형태로 뇌로 전달된다.
그런데 수련을 통해 몸에 축적한 기(氣)로 선풍기를 돌릴 수 있을까? 1997년 무렵에 방영된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온갖 기이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와서 자신의 재주를 선보였다. 그 중 내 기억에 남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기수련을 하는 중년의 남성이 윗옷을 벗고 나와서 관객들이 지켜보고 있는 무대 위에서 선풍기 6대 정도를 전선으로 연결한 후 양손에 전선 하나씩 잡고 온몸의 기를 선풍기에 주입했다. 처음엔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선풍기 날개가 서서히 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모든 선풍기가 팽팽 돌아가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인체의 기로 선풍기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을 시연으로 보여주었다. 시연이 끝난 후 온몸의 기를 소진했는지 남자는 무척 기진맥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는 기립박수를 쳤지만 1등 상금은 춤추고 노래한 사람이 받아서 나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사람들의 인식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됐던 것이다. 그 사람도 충격을 받았는지 그 이후로 어떤 매체에서도 더는 그를 볼 수 없었다. 이것이 UFO와 외계인을 비롯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그대로 적용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만 더 추가하면 신비주의자로서의 내 면모가 더 뚜렷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현대인들 중 상당수가 외계인의 존재를 믿는다는 대답을 내놓는다고 한다. 나 역시 절대 공감한다. 우리 은하에만 1,000억 개 이상의 별이 존재하며,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1,000억 개 이상 존재한다. 그러니 지구에만 우연의 우연을 통해 인류라는 지적생명체가 살고 있고, 우주의 다른 천체에는 절대로 지적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가정은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지는 망상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책에서 본 UFO 사진들에 만족하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UFO에 자주 탑승해서 우리 인류보다 좀 더 키가 크고 잘 생긴 외계인들을 자주 만나왔다는 중년의 남성을 찾아가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자신의 체험을 증언하는 자신감에 찬 그의 어조에 더 믿음이 갔다. 급기야 그분이 주최하는 UFO 모임에까지 참석해서 강한 에너지를 감지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신기한 박하 향기도 맡고, 외계인들과 텔레파시로 대화하는 등 여러 가지 신비한 체험을 했지만 여기서는 상세히 언급하지는 않으련다.
어차피 검증할 수 없는 이야기는 해봐야 모두 뇌의 착각으로 매도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2015년부터 우연히 UFO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해서 현재는 꽤 선명한 UFO 사진을 5장이나 갖고 있으니 내 나름의 증거 자료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UFO에 탑승해서 외계인을 여러 번 만난 사람이 두 사람이나 더 있고, 그들의 증언을 담은 책도 출간된 바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 UFO 탑승 체험들을 책과 유튜브 영상으로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람들을 모두 거짓말장이, 혹은 자기만의 주관적인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들로 몰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은 이상하고 기괴한 특별난 사람들이 아니고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얘기해도 일반인들에게는 내가 굉장히 특이한 별종으로 인식될 것이다. 혹시 몇몇 사람들은 이미 나를 조금은 멀리해야 할 대상으로 잠정적으로 지정해둔 상태일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20대, 30대를 지나 더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신비한 인물들을 만나고 직접 명상과 특수한 수련을 하면서 새로운 신비 체험을 계속했지만 차마 그런 이야기까지는 여기에 공개하고 싶지 않다. 그냥 신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신비주의 매니아 정도로 인식되고 싶을 뿐이다. 매사에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한 법이다.
하지만 왠지 좀 아쉽다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한 가지만 더 공개하자면 나는 1999년에 1년간 한낮에 이글거리는 태양을 눈을 뜨고 바라보는 수련을 했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는 반응이 나오는 게 벌써 느껴지지만 처음부터 눈을 뜨고 태양을 응시하면 당연히 위험하다. 처음엔 촛불 응시로 시작해서 계속 수련을 하다보면 눈을 뜨고 이글거리는 한낮의 태양을 30분 이상 바라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일반인들은 한 번도 상상조차 못해본 일이겠지만 나는 체험을 통해 태양 응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태양 응시는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련법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함부로 따라하지는 말 것을 귄유한다.
여하튼 나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분명히 존재하며 앞으로 과학이 고도로 발달하면 그런 영역까지도 연구가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과학수준으로 이런 미스터리 현상들을 무조건 뇌의 착각으로 몰고 가는 건 결코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견해를 나는 갖고 있다.
자외선, 가시광선, 근적외선을 관측하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더 긴 파장대의 중적외선을 관측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동일한 천체를 촬영하더라도 상당 부분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두 망원경의 관측 파장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를 보더라도 우리가 예민한 감각으로 가시광선 파장대가 아닌 다른 파장 영역을 보거나 인지하지 못하듯이 어쩌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신비로 가득 찬 공간일지도 모른다. 이런 나의 가정은 작가인 내게 더 무한한 가능성과 더 큰 상상력을 부여해 주고 세상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기에 나는 앞으로도 신비주의자의 삶을 포기할 마음이 전혀 없다.
(끝)
ㅡㅡㅡㅡㅡㅡㅡㅡ
우원규 시인
본명: 우용수
경북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만다라문학 시 신인상(2009)
만다라문학 단편소설 신인상(2010)
한국문학신문 단편소설 작품상(2011)
시집 《위로》(2012)
선수필 신인상(2013)
시집 《꿈속에서 또 꿈을 꾸다》(2025)
시노래 시와 작곡 5건, 노래 작사 2건
티스토리 "우원규 시인의 서재" 운영
명상하며 시 쓰는 시인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우주를 얼마나 아시나요? / 우원규 (0) | 2025.06.21 |
---|---|
[수필]시인의 방 / 우원규 (0) | 2025.06.20 |
[수필] 견공의 가르침 / 우원규 (0) | 2025.05.22 |
[수필] 화승(畵僧) / 우원규 (0) | 2025.05.22 |
[수필] 얼굴에 관한 소고 / 우원규 (0) | 2025.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