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4) 썸네일형 리스트형 [동시] 우원규 시인의 동시 모음 손으로 보는 연희 / 우원규 12살 연희는손으로 엄마를 봐요눈으로 보는 것보다더 섬세하게 봐요손으로 나무를 보고손으로 예쁜 꽃들과 시선을 맞춰요손가락을 살살 깨물어주는강아지 해피를 가장 좋아해요손으로 책을 읽는 연희점자책에 가만히 손을 대고 보면올록볼록한 미로 속에숲도 있고 파란 하늘과 별들도 있지요 2025년 여름호친구 사이비가 갠 아침 몽실몽실 피어나는 뭉게구름 사이로 전학 간 내 친구 다연이의 하얀 얼굴이 살포시 웃고 있다 바로 그때 신기하게도 다연이에게서 오랜만에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서로 마음이 통했나 보다 우리는 친구니까_ 아동문예 2014년 11, 12월호에 발표엄마자리별자리에 관한 책을 읽다가잠이 들었다꿈속에서반딧불이처럼 빛을 내는 별들이밤하늘을 날아다니며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 사이에활짝 .. [단편소설] 하얀 여행 / 우원규 하얀 여행 / 우원규 (2010년 만다라문학 단편소설 신인상) 이성화는 경주에서 요가명상원을 운영하고 있는 35세의 노총각이다. 그리 크지 않은 키에 짙은 눈썹과 뚜렷한 이목구비, 특히 사물을 꿰뚫어보는 듯한 맑고 강렬한 눈빛을 지닌 범상치 않은 기운의 소유자다. 우뚝 솟은 코와 꽉 다문 입술, 튼튼하게 발달한 하관을 보면 의지가 굳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가 운영하는 요가명상원에는 구석에 방 한 칸과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어서 혼자 사는 그가 돈 들여서 집을 따로 구할 필요없이 거기서 생활하면서 명상을 지도하기에 딱 적합했다. 그는 경주에서 명상 지도를 시작하면서 스님들처럼 머리를 시원하게 삭발했다. 단조롭게 살다 보니, 헤어 스타일에 신경 쓰는 것조차 귀찮고 싫었던 것이다. 그는 대학 시절부.. [수필]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 우원규 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 우원규(2013년 선選수필 신인상 수상작)오후에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서 우산을 받쳐 들고 집 근처에 있는 00사에 산책하러 갔다. 널따란 처마가 비를 막아 주어서 산책하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 오는 날에는 관람객이 거의 없어서 혼자서 산기슭의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청량한 00산 산바람은 내 온몸을 시원하게 어루만지고, 비에 씻긴 풀내음은 참으로 싱그럽다. 이름 모를 새들은 어여쁜 목소리로 제각기 노래 솜씨를 뽐내고, 왕거미는 강한 바람에 망가진 집을 수리하느라 바쁘다. 가느다란 거미줄에는 송골송골 물방울이 맺혀 있다. 황금 향로에 향 하나 올리니 두 줄기 하얀 춤사위가 멋스럽게 피어난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며 서로 어르는 교태가 원앙처럼 정답기만 .. 감동을 주는 시 쓰기 / 우원규 시인 감동을 주는 시 쓰기 / 우원규 시인시는 본래 언어 유희라 할 수 있다. 문학(文學)에서 文의 한자 어원적 의미는 "꾸민다"이기에 시는 언어로써 꾸며서 자신을 표현하는 문학의 한 장르이다. 말간 감성과 깊은 사유가 잘 버무려진 시는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시에 깊은 사유, 즉 사상이 담겨 있을 때 시가 단순한 언어 유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깊은 사유에서 인생과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나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요즘 "시가 뭔가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윤동주와 김소월의 시를 읽고 암송했던 나의 학창시절에는 한 번도 듣지 못한 질문이다. 그만큼 시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산문시까지 등장하면서 시의 정체성에 혼돈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사람의 감성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 이전 1 2 3 다음